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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황금시대



루이 브뉘엘 감독의 충격적이었던 단편 데뷔작 '안달루시아의 개' 이후 선보인 장편 데뷔작

품이며, '안달루시아의 개'와 마찬가지로 그의 친구인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와 함

께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1930년 작으로 유성영화 1세대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손꼽히는 이 영화는 파격이란 단어를

처음으로 영화에 적용할 수 있게 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전갈의 움직임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

지 가톨릭에 대한 비판적 시선과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가톨릭을 중심으로 한 상류사회의 가식적이고 비열한 현실을 충격적이고 풍자적으로 비틀어

서 표현하였으며, 달리의 영향 때문인지 초현실적인 회화적 분위기의 영상연출이 돋보인다.

지금 만들었다고 해도 너무나 충격적인 장면들의 연속이기에 개봉 당시 이 영화를 접했을 이

들에겐 얼마나 큰 문화충격이었을지는 직접 겪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이 간다.

솔직히 나 역시도 종교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해 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그래서 종교

에 대해 언제나 비판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었기에 크리스천들과는 달리 무척 긍정적으로 이

영화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이 영화는 상식적인 내러티브 구조를 지니지 않은 난해한 작품이었기에 보는 게 그리

수월하진 않았지만 감상 후엔 뿌듯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시대를 앞서간 거인의 놀라운 장편데뷔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