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거장은 오락영화 마저도 예술로 승화시킨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게 해 준 영
화가 있다.
바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이다.
장르영화의 최고 거장들이 만든 작품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오히려 장르영화의 보편적
인 형태와는 다른 독특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장르영화가 최정점에 도달하게 되면 비로소 그 형식을 초월하여 작가주의적 예술영화
와의 절묘한 결합을 이룩하게 되는 것이다.
그에 대한 모범적인 사례가 바로 '7인의 사무라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전쟁을 촬영한 것처럼 놀라운 리얼리티를 보여주는 전투신과 섬뜩하리만치 실감
나는 등장 인물들과 시공간적 배경에 대한 상황설정을 통해 표현되어지는 현실 비판
및 인간성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은 이 영화의 진정한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전투에서의 전체와 부분 개념이 간결하면서도 치밀하게 표현되어졌기에 스탠리 큐브
릭의 '풀 메탈 자켓'과 함께 가장 디지털적인 전투 상황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탄
생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미후네 토시로"와 "시무라 다케시" 등의 명배우들과 수많은 주조연급 연기자 및
스턴트맨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이 뒷받침 되었기에 이토록 압도적인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