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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무방비 도시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전후하여 전성기를 누렸던 영화 사조인 '네오리얼리

즘'을 대표하는 작품이 바로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무방비 도시'이다.

사실 '네오리얼리즘'을 순차적인 영화의 성장과정에서 발생한 진화의 단계라고 규정짓기엔

무언가 석연치 않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전쟁, 그리고 전후의 공황 상태라는 불의의 외부적 작용이 개입함으로 인한 충격효과

가 '네오리얼리즘'이란 창조적 사조를 낳았으며, 그로인해 영화는 더욱 진화할 수 있었다고

보는 게 더욱 타당하지 않을까 싶다.

2차대전 말미에 무솔리니 정권이 무너지고 나치가 점령하던 시기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연합군 주둔 이후 쓰다 남은 자투리 필름들을 모아 별다른 세트 없이 로마 시내와

비 전문 배우들을 바탕으로 제작한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극단적 결핍의 상황이 놀라운 창조적 촉매제로 작용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전

환시키는 놀라운 반전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