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업적과 에피소드를 남기고 떠나간 최강의 사나이..
마치 헤라클레스나 아킬레우스처럼 신의 유전자를 지닌 초인적인 능력의 소유자였던 그의
이름은 바로 윌트 체임벌린이다.
한 경기 100득점과 55리바운드를 비롯한 셀수도 없을만큼 압도적인 기록들을 보유한 최고의
농구선수였을 뿐만 아니라 온갖 스포츠 분야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 만능 재주꾼이기도
했으며, 특히 삽십대 중반을 넘긴 나이임에도 당시 역대 최고의 복서로 전성기를 누리던 무
하마드 알리와의 복싱 시합을 추진하기도 했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실제로 이루어지진 못했던 이벤트였지만 그의 배짱이 얼마나 대단
했는지를 여실히 알게 해주는 에피소드였다.
실제로 시합을 앞둔 상태로 둘이 함께 출연한 토크쇼에선 압도적인 체격과 카리스마로 사전
탐색전에서의 완벽한 승리를 거두기도 했었다.
물론 진짜로 시합을 했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무엇보다도 그에 관한 일화 가운데 수많은 남자들의 부러움과 시샘을 불러일으켰던 건 아
마 2만명의 여자를 침대에서 정복했다는 에피소드일 것이다.
이처럼 영웅호걸의 전형적 모델이었던 체임벌린은 또한 로맨티스트이기도 했다.
그에게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반드시 무언가를 이룩하겠다는 강인한 승부욕과 투쟁심이 빌
러셀을 비롯한 그의 라이벌들에 비해선 조금은 약했다고 한다.
그는 그의 압도적인 우월함을 거만하다 싶을 정도로 과시하는 편이긴 했지만 약자에겐 상당
히 관대한 편이었으며, 무척이나 여유로운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거만함은 그렇게 부정적으로 비춰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꽤나 낭만적으로 보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토록 압도적인 괴력의 소유자였던 윌트 체임벌린도 결국은 인간이었음을 확인시켜
주고 만다.
1999년 10월 12일, 새로운 밀레니엄을 코 앞에 둔 채 위대한 스포츠맨은 심장마비로 인해 파
란만장했던 그의 삶을 마감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의 나이 만 63세였다.
마이클 조던 앞에서 유일하게 자신이 더 우월하다고 큰소리 치던 불세출의 영웅이 그리워진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