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기를 대표하는 영상 시인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가 암투병 중임에도 자신의 모든 걸
다바쳐 이룩해 낸 마지막 작품이 바로 '희생'이다.
희생이란 누군가, 혹은 어떤 것을 위해 스스로를 버리는 것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타적
인 희생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자신의 희생을 통해 자기가 원하는 누군가, 혹은 어떤 것이 행복하거나 어떤 목적을 달
성한다는 것을 전제한 희생인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의 사랑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 작품은 이러한 희생과 사랑의 의미에 대해 순수한 신앙적 자세로 접근하고 있다.
너무나도 숭고한 감독의 내면 세계가 아름다운 영상을 통해 관객의 마음 속으로 스며들게 만
드는 소중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타르코프스키는 마지막까지도 스스로를 희생하여 인류를 구원하려고 했다는 것을 그의 유작
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희생이야 말로 죽은 나무에서도 꽃이 피어나게 만드는 기적 같은 마력을 지닌 궁극의 미덕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타르코프스키가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기에 더욱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내 인생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