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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제7의 봉인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제7의 봉인"은 관객에게 삶과 죽음에 관한

고뇌를 선물해 준다.

죽음과 신이라는 화두를 풀기 위해 인간이라는 과제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과정을 영화적 언

어로 표현하고 있다.

아니 어쩌면 그 반대일지도 모르겠다.

감독은 인간  그 자체가 궁금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죽음과 신이라는 힌트를 던져준 채 관객이 인간의 본질에 더 가까이 갈 수 있게끔 유도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자신도 아직 풀지 못한 숙제에 대해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싶어 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

이 든다.

그의 또다른 대표작 중 하나인 "산딸기"에서 다룬 주제를 보다 보편적인 형태로 확장시켜 표

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베르히만 감독은 그의 수많은 작품들에서 종교, 특히 기독교를 소재로 다루고 있긴 하지만

결코 절대적인 유일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추종이라던가 수동적 자세를 취하지 않고 있다.

그의 영화 속에서의 신은 등장인물의 내면 속에서만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속세에서 구체화 되어진 종교 혹은 신에게선 오히려 죽음의 색채를 띠고 있는 듯한 느낌을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죽음을 마주하는 인간의 자세, 아니 더 나아가 삶에 대한 인간의 자세는 결국 당사자인 인간

스스로의 마음가짐에 의해 결정지어진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다.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지만 신 또한 인간의 창조물이지 않은가?